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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1.
45x45cm,캔버스에 아크릴,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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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말하지 마라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말하지 마라,50x43cm,종이에 아크릴,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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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말하지 마라
존재하는 그것으로의 그것은 없다. 사르트르가 쓴 소설 <<구토>>에 등장하는 로캉탱이 겪었던 구토는 바로 이런 자각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세상은 존재하는 그것들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건과 그 사건의 과정일 뿐이라는 로캉탱의 자각은, 급기야 자기 존재조차 부정하게 만들면서 구토 증세를 유발했다. 이십대 때 읽었던 <<구토>>를 오십대 때 또 읽었다. 그때 나는 상당히 현실적인 이유로 절망에 빠져 있는 상태였다. 의료사고 후유증으로 침대에서 생활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때 <<구토>>를 다시 읽었다. <<구토>>라는 소설은 절망의 늪에 빠져 있는 사람이 읽기에는 적절치 않은 책이었다. 세상은,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천국이지만 느끼는 사람에게는 지옥이라고 쇼펜하우어가 말했다. 생각으로만 세상을 살 때도 나에게 세상은 천국이 아니었지만, 의료사고라는 극적인 경험과 더불어 세상을 느끼게 되면서부터 나는 전과는 다른 상태에 빠져 있었다. 나를 비롯해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해체되어 그 무엇에도 의미를 둘 수 없었다. 로캉탱만큼은 아니지만 그 무렵 나에게도 약간의 구토 증세가 있었다. 그런 시기에 아이러니하게 다시 <<구토>>가 읽고 싶어졌다. 그러나 그것은, 무력한 상태에 빠진 내가 겨우 생각해낸 미미한 욕구였다. <<구토>>를 읽고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십대 때 그 책을 읽고 나서 느꼈던 것만큼 우울하지도 않았다. 다만, 심하진 않으면서 은근히 불쾌했던 구토 증세가 <<구토>>를 읽고 나서 좀 가라앉았을 따름이었다. 이 그림은 그때를 떠올리며 그린 그림이다.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진실 앞에 느닷없이 노출된 영혼의 미약한 저항 같은 구토 증세가 사라진 지는 오래되었다. 다행히 나는 타협하지 않고 적응했고, 그래서 이 그림을 그리면서도 아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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