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1.
45x45cm,캔버스에 아크릴,2023
차벨라 바르가스
멕시코 여가수 차벨라 바르가스는 단독자다. 밴드 따위 필요 없이 오로지 자신의 감성과 목소리 하나만으로 듣는 사람의 영혼을 빼앗아버리고 마는 그녀의 목소리는 주로 암울하다. 장신구는커녕 남자 옷을 입고 무대에 섰던 그녀는 가장 낮은 곳의 슬픔과 절망을 노래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라고 섣불리 말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차벨라 바르가스는 주먹이라도 날리듯 더 깊은 절망을 노래하며 우뚝 서는 단독자다.
멕시코의 초현실주의 화가 프리다 칼로의 삶과 예술을 담은 영화 <프리다>에서 차벨라 바르가스가 부르는 La Llorona(울부짖는 여인)는 치명적이고 압도적이다. 멕시코 데킬라를 자기가 다 마셔버려 멕시코에는 더 이상 좋은 술이 없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던 그녀의 목소리는 산패한 듯 탁하고 거칠다. 알코올과 함께한 세월의 흔적이 깊게 패인 그녀의 얼굴에서 그녀가 부르는 노래와 함께 배어나오는 미소는, 그러나 세상을 품고도 남을 정도로 크다. 때문에 그녀가 부르는 노래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실례다. 동성애자였지만 누구보다도 순수한 사랑을 지킬 줄 알았던 차벨라 바르가스는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말했다.
아무도 이런 식으로 살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그냥 그 순간 그렇게 태어났을 뿐이었다. 나는 절대적으로 순수하다. 내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의 신들이 나를 이런 식으로 창조했을 뿐이다.
차벨라 바르가스에게 이 그림을 바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