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1.
45x45cm,캔버스에 아크릴,2023
마티스
마티스를 찢었다. 마티스의 색을 찢었고, 마티스가 그린 춤을 찢었다. 왜 마티스를? 왜 찢었을까?
세밀한 관찰보다는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마티스가 그린 그림의 순간들은 강렬하게 정지되어 있다. 스스로를 탐구할 줄 알고 자신의 직관을 믿을 줄 알았던 마티스가 포착한 세상의 한순간은 주로 강렬했다. 강렬했던 만큼 오래 간직하고 싶었을 그 순간들을 그림으로 그려 완벽하게 정지시킴으로써 마티스는 순간을 영원으로 남겼다.
구체적인 사물과 상관없이 색 자체도 하나의 대상으로 본 마티스는 색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색채의 마술사가 되었다. 그래서 마티스가 그린 꽃과 사람은 꽃이고 사람인 동시에 색 덩어리이다. 광포한 빛이 빚어내는 현란한 빛의 세계에 끝까지 탐닉했던 세잔을 동경했지만 자신은 빛을 다스리는 쪽을 택해 그림을 그렸던 마티스가 그린 그림 속 대상들은 모두 동등하다. 어느 색 하나도 희생시키지 않고 모든 색을 다 강조한 마티스가 그린 세계는 얼핏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지극히 사실적이다. 외부세계와 내부세계의 결합을 끊임없이 꿈꾸었던 마티스는 모든 것이 하나이며 하나가 모든 것이라는 세상의 비밀을 어쩌면 알고 있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마티스의 그림을 찢어서 해체함으로써 마티스를, 그리고 마티스가 정지시켜놓은 그 순간을 다시 부활시키고 싶었다. 1906년 5월 어느날, 모든 것을 갈기갈기 찢어 그림을 그리겠다고 선언한 마티스에게 이 그림을 바치고 싶다.